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여름엔 시원한 아드르슈빠흐 Adršpach

체코생활

by 아호이호이 2024. 6. 5. 05:05

본문

벌써 2024년의 절반 6월이다.

벌써 6월이라는 사실에 놀라움을 넘어 화가 난다.

요즘 왜 이렇게 더운가 했더니 벌써 6월이라니.. 곧 휴가철이 올 테고 무더위도 금방 오겠지.

무더위에 에어컨이 빵빵나오는 우리나라 지하철, 은행과는 다르게 체코는 은행에도 에어컨이 안 나온다. 에어컨을 가진 가정도 많지 않다. 여름휴가철이 오면 바다가 없는 체코사람들은 대부분 크로아티아의 해변으로로 많이들 떠나고 그리스 이태리 등 많은 곳으로 떠난다. 체코에는 시원한 곳이 없나?

아무리 에어컨 틀지 않는 체코에도 냉장고 안처럼 시원한 곳이 있다. 지하철도 아닌 은행도 아닌 자연에서 만나는 선선함.

등산로가 있는 곳이어서 바닷가 해변처럼 편안하게 누워 힐링할수 있는 그런 곳은 아니지만 덥다고 반팔 민소매만 입고 갔다가는 닭살 돋을 만한 곳을 오늘 소개하려고 한다.

Adrspach를 시작하는 고딕 문, goticka branka의 모습, 입구부터 심상치않다. 출처: https://www.adrspasskeskaly.cz
출처 mapy.cz

 

Adršpach 아드르슈빠흐는 Adršpach-Teplice skaly 아드르슈빠흐 떼쁠리쩨 스깔리 라고도 불리며 체코의 맨 위쪽 Královéhradecký 끄랄로베흐라데쯔끼주, Teplice 떼쁠리쩨 지역에 있는 자연 명소이다.

 

지도에서 보이듯이 체코 거의 맨 위쪽이라 폴란드 국경이 매우 가까우며 아드르슈빠흐 지역을 잘 살펴보면 얼마나 바위가 높이 솟아있는지 짐작이 간다.

1933년부터 일부 지역이 국립보호지역의 일부로 지정 되어있으며 수천 개의 바위탑이 웅장하고 아름다운 경관을 자랑한다.

17킬로에 달하는 보호된 암석 지형과 푸른숲으로 둘러싸여 독특한 암석의 형태와 아름다운 경치가 마치 나니아 세계처럼 신비로워서 실제로 2005년 나니아 연대기 시리즈 일부 장면이 이곳에서 촬영되기도 하였다.

Adrspach Piskovna 호수, 출처:https://www.kudyznudy.cz/aktivity/zatopena-piskovna-v-adrspachu

 

Adršpach 주차장과 인포센터를 지나면 Adršpach 탐방길로 들어가기 전부터 가슴이 탁 트이는 Pískovna 삐스꼬브나 호수가 나타난다. 원래 이호수는 이전에 채석장으로 쓰였던 곳이었는데, 탐방로로 들어가기도 전에 벌써 시원한 기운이 뿜뿜이다. 푸르른 나무들이 파란 하늘이 반사되어 나타나는 청록색 물이 인상적이다.

 

Metuje 메뚜예강이 통과하는 미로같은 탑과 협곡인 아드르슈빠흐는 중부 유럽에서 가장 큰 바위 도시이다.

아드르슈빠흐는 9천만 년 전 얕은 바다가 있었던 곳이어서 그 바닥에 석회암과 사암의 퇴적물이 남아있다고 한다. 각 주요 유명한 바위에는 이름이 각각 있고 가장 유명한 것에는 Starosta a Starostová, Milenci, Homole Cukru, Krakonošová lenoška, Sloní náměstí 등이 있다.

 

아드르슈빠흐를 향해 들어가는 순간 거대하고 높은 암석들에 둘러싸여 거대한 자연의 아름다움에 탄성이 나온다. 게다가 덥디 더운 바깥공기가 바위 마을 안에 들어가면서 바위가 머금은 시원함에 놀라 2차 탄성이 나온다.

 

**미리 스압주의 경고**

 

Starosta a Starostova의 모습, 출처 위키

 

가장 유명한 암석인 Starosta a Starostová 스따로스따 아 스따로스또바의 모습이다.

아드르슈빠흐에서 가장 유명한 암석 중 하나로 Starosta a Starostová는 시장(mayor)과 시장부인이라는 뜻으로 사람의 형상이 서로 마주 보고 있는 모습에서 지어진 이름이다.

비록 바위이지만 어떤바위가 시장이고 어떤 바위가 시장부인일지 알 거 같다.

Milenci의 모습 출처: mapy.cz

 

Milenci 밀렌찌, 연인들 lovers 이라는 뜻인데 솔직히 밑에서 이렇게 보면 어떻게 사람 같아 보이는 건지는 모르겠다.

이 밀렌찌 바위는 아드르슈빠흐에서 가장 높은 바위로 81.4m에 달한다.

 

milenci의 모습, 옛날 디지털카메라로 찍은 카메라라 화소가 좀 떨어진다.

 

윗모습을 자세히 보면 두 사람이 마치 얼굴을 마주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긴 한다. (아니면 내 뇌가 그렇게 믿고 싶어 하는 걸 수도 있겠다.)

이렇게 아드르슈빠흐를 통과하고 유명한 암석을 지나면서 이를 구경하고 왜 이런 이름이 붙었는지 관찰하는 재미가 있다.

 

 

 

더운 날에 등산로를 따라 걷고 있음에도 땀이 나기보다는 바위에서 뿜어내는 서늘함에 오히려 옷을 꺼내 입게 된다.

그래서 가을 겨울 같은 다른 시즌보다는 한여름에 방문할 것을 추천한다.

바위에서도 시원함이 품어 나오고, 좁은 바위틈사이로 시원한 바람이 불고 우거진 나무들이 바람에 샤라락 흔들린다.

 

 

이 바위도시를 걷다 보면 맑은 물이 바위 주변을 따라 흐르고 있다. 보기에는 벌거죽죽해 보이는데 아마도 이곳의 흙 색이나 아니면 물안의 미네랄의 함량에 따라 그렇게 보이는 것 같다. 실제로 물을 퍼서 보면 아주 깨끗하고 맑다.

 

등산로를 따라가면 약 3.5킬로로 짧아 약 3시간 정도의 산책을 무리하지 않고 할 수 있다. 사실 길이가 더 멀다 한들 이렇게 자연에서의 볼거리가 많기 때문에 지루함이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실제로 이곳을 둘러보는데 하나도 힘이 들지 않았어서 저질체력의 그 누구도, 어린아이도 문제없이 돌아볼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덩치가 너무 크거나 살집이 있는 사람은 가장 좁은 골목길은 50cm라고 하기 때문에 좀 힘들 것 같다.

 

각각의 개성 넘치는 사람들이 모여 살아가듯  어쩜 이렇게 하나하나 각기 다른 바위들이 모여있는지 감탄스럽고 자연의 신묘함이 느껴진다.

 

이렇게 거대한 바위들 사이사이로 틈이 나있어 등산로가 이곳을 지나친다. 이런 곳에서 더울 수가 없겠지?

 

등산로 중간에 작은 폭포도 만날 수 있다. 물 때문에 바위에 이끼도 자라며 서늘하고 빛이 잘 들지 않는 곳이어서인지 고사리류 식물들도 자라는 것을 볼 수 있다. 깨끗한 물이 떨어지는 것을 보노라면 마음이 상쾌해진다.

 

등산로 중간에 독일의 시인 요한 볼프강 괴테가 1790년에 아드르슈빠흐에 방문한 것을 기념하는 괴테의 흉상과 명판도 볼 수 있다.

 

위험하지 않게 등산로가 계단과 바로 잘 되어있으며, 얼마나 바위들이 크고 높은지 그늘이 져서 더위를 생각할 겨를이 없다.

폭포물이 떨어지며 바위에 부딪혀 산산이 부서지는 것을 구경하는 것을 놓칠 수 없다. 폭포 틈사이로 빛이 비치는 모습이 마치 비현실적인 신성한 곳에 온 기분마저 든다.

 

아드르슈빠흐 가운데를 Metuje강이 통과하며 시원함을 더하는데 이 메뚜예 강에 오리도 산다. 자세히 보면 새끼오리도 있다.

물은 깨끗한데 그늘 때문인 건지 아님 흙색이 문제인 건지 검고 불그죽죽한 색처럼 보인다. 얕은 물은 진한 주황색처럼 보이고 깊은 물은 이렇게 검붉은 느낌이 난다.

 

아무리 안전하게 잘 되어있는 등산로라도 통로가 좁기 때문에 다치지 않게 조심해야 하고 서로 반대편에서 오는 사람들과 충돌하지 않도록 계단밖에서 비켜주는 양보도 필요하다. 

 

어떻게 이렇게 단단한 바위 위에 나무가 뿌리를 내리고 자랄 수 있는지 나무의 생명력이 감탄스럽다. 생명과 자연의 힘은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아드르슈빠흐 탐방로 바로 앞에 아드르슈빠흐 버스정류장과 기차역이 있어서 버스나 기차를 타고 와 내리자마자 바로 관광이 가능하며, 주차장이 완비되어 있어서 차를 타고 온 사람들에게도 주차 때문에 골머리를 앓을 필요가 없다. 하지만 주차비가 있다.

 

버스는 377번 Broumov 브로우모브 방향,

640360번의 Police nad Metuji 뽈리쩨 나드 메뚜이 방향,

371번의 Broumov 브로우모브 방향,

360번의 Police nad Metuji 뽈리쩨 나드 메뚜이 방향이 있다.

 

그리고 이 아드르슈빠흐가 보호되어 있는 곳이고 아름다운 독특한 경관에 점점 유명해짐에 따라서 입장료가 있고 개장시간도 성수기에는 8시에서 오후 6시까지 비성수기는 한 시간 빨리 닫는다.

인포센터는 8시 오픈 오후 5시 반까지이니 참고 바란다.

 

언젠가 더운 여름날 휴가로 체코여행을 하실제 아름다운 경치를 보면서 땀을 식히고 싶다면 이 아드르슈빠흐 Adršpach-Teplice Skaly에 방문을 염두에 두실 것을 강력하게 추천드린다.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