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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킨커리와 티라미수

체코생활

by 아호이호이 2024. 5. 28.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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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비와 나는 캠핑을 자주 한다.

우리의 캠핑은 주로 차 없이하는 뚜벅이 캠핑인데, 몇 주간 뚜벅이 캠핑을 하려면 버너나 음식들을 모두 지고 다닐 수 없어 우리는 동결건조되어 물을 부어먹는 전투음식 스타일의 캠핑음식을 선호하는 편이다.

그러다 보니 한국에서 가져온 전투음식부터 각 나라의 동결건조 캠핑음식을 꽤 많이 먹어봤다고 자부한다.

한국인에게는 한국인만의 밥심이 있기에 한국 전투음식에 한 표를 주고 싶지만 나의 최애는 노르웨이 트롬쇠에서 만든다는 drytech 드라이테크의 Real Turmat 리얼뚜르맛제품이다.

Real turmat tikka masala제품 출처 https://realoutdoorfood.com/products/real-turmat-chicken-tikka-masala-new/

 

우연히 캠핑 중 먹어봤던 첫 리얼뚜르맛 제품이 치킨 티카마살라 제품이었는데 나에게는 이 맛이 신세계였다. 비주얼은 그다지 당기지 않는 된장 같은 비주얼이긴 하다. 하지만 맛은 복잡하고 오묘하지만 진한 맛이 났다.

안에 배부르게 먹을 수 있게 렌틸콩도 들어있고 고기는 비록 가공을 하여 마치 육포처럼 넓게 펴 잘라낸 식의 고기긴 하지만 아끼지 않고 많이 들어있다. 토마토도 느껴지고 코코넛도 느껴지고 라임도 느껴지는, 정확히 레시피는 알 수 없지만 무언가 재료가 많이 들어가 힘을 내게 해주는 그런 맛이었다.

물론 누구 앞에 내놓을만한 비주얼도 아니거니와 이 제품을 일부러 실내에서 먹으면 맛이 없을 것 같기는 하다. 하지만 아마 하루종일 하이킹을 하며 힘들게 하루를 보낸 후에 야외에서 먹는 식사였기에 그 맛이 남달라 자꾸 그 맛이 생각이 나는 것 같다.

 

여행 후에도 가끔씩 그때 치킨 티카 마살라 진짜 맛있었는데, 맛있었는데..... 생각이 들어 오뚜기 분말 카레가 없이는 카레를 만들지 못하는 내가 그냥 한번 만들어보기로 하였다.

 

이름하야 내 멋대로 만드는 치킨 티카마살라!!

 

인도음식을 만들어본 적도 레시피도 모르지만 다른 레시피 참고 없이 내가 느낀 맛으로 시도해 보았다.

티카마살라를 위한 재료준비

 

사실 인도음식에 토마토가 들어가는 것이 맞는지 의문스럽긴 하지만 나는 맛있게 먹었던 리얼투르맛 제품에서 오묘한 토마토의 맛을 느꼈기에 쓰기로 한다. 고소한 코코넛밀크도 준비해 두고 마트에 가니 garam masala 가람마살라라고 카레 스파이스를 팔길래 냅다 사 왔고 양파는 최대한 많이 넣어야 하니 일단 3개를 준비하였다.

 

그리고 치킨 티카마살라에 제일 중요한 치킨도 닭다리살을 사서 적당한 크기로 잘라 잘 간을 해서 준비해 두었다.

닭다리살에 소금과 후추로 밑간을 해놓았다
밑간을 해서 둔 닭고기를 기름두른 팬에 잘 구워준다

 

닭고기를 먼저 마이야르 뿜뿜 노릇하게 구워 기름이 나와있는 팬에 양파를 갈색 빛나게 잘 볶아서 향기를 극대화하려고 생각했었는데

사실 유튜브를 보면서 요리를 하느라 요리를 원하는 대로 하지 않고 엉망징창으로 해버렸다.

고기먼저 구우려고 했는데 아무 생각 없이 양파와 토마토를 몽땅 볶아버렸기 때문이다.

야채도 양파를 먼저 볶아서 갈색빛을 내어놓고 거기에 물기가 많은 토마토를 넣었어야 했는데 실수로 다 때려 넣어버렸다.

그러니 아무리 쉬운 요리를 한다 하더라도 뭔가 제대로 해보려 한다면 유튜브는 잠시 꺼놓고 해야겠다. ㅜㅜ

야채 볶아준다.

 

양파를 많이 먼저 넣고 갈색빛이 날 때까지 커민과 함께 볶아서 단맛과 향기를 극대화시키고 나서 물기가 많은 토마토를 넣어 볶아준다. 이 야채들은 나중에 갈 것이기 때문에 곱고 부드러운 식감을 위해 토마토는 껍질을 까서 썼다.

이 야채들이 숨이 죽고 토마토에서 물이 나와서 촉촉해지면 불을 끄고 믹서로 갈아준다.

 

치킨에 가람마살라를 넣어준다.

 

닭고기가 잘 읽으면 거기에 가람마살라를 듬뿍 넣고 잘 볶아준다.

그리고 그 위에 잘 갈아둔 야채를 부어주고 코코넛 밀크도 부어 잘 끓여준다.

 

 

 

노란색 주황색 파프리카와 양파 그리고 파졸레까지, 사실 원하는 야채 아무거나 준비해도 좋을 것 같다.

야채를 썰어 일반카레처럼 다 섞어도 상관없지만 나는 따로 볶아 올리기로 한다. 뭉근하게 끓인 것도 나름 매력이 있지만 채소를 따로 볶아 아삭한 느낌을 느끼고 싶어서이다.

 

라임 사 오는 것을 깜빡해 라임 넣은 것은 나중에, 그리고 요즘 쌀을 불려서 밥 하는 거 자체가 귀찮아서 밥을 안 하고 빠르게 익혀 먹을 수 있는 퀴노아를 삶아 밥대신 먹기로 했다.

 

이제 모두 올리기만 하면 끝!

 

 

밥대신 준비한 퀴노아를 깔고 그 위에 치킨커리를 듬뿍듬뿍 올려 빠르게 볶은 야채를 그위에 부어준다.

 

괜히 카레라이스가 아니다. 퀴노아가 건강에는 좋지만 야스민쌀이나 바스마티쌀 같은 안남미를 써야 정말 완벽할 것 같았다. 인도음식에 대한 아무런 지식 없이 대충 느끼는 대로만 만든 음식치고는 맛이 꽤 그럴싸했다.

토마토가 거기 왜 들어가나 싶었지만 토마토가 들어가니 감칠맛이 나고 맛이 확 살아나는 느낌이고

양파가 많이 들어가고 코코넛밀크까지 더해지니 자연스러운 달콤한 맛이 너무 좋았다. 다음번 해먹을 때는 라임을 잊지않고 넣어주면 풍미가 더 살아날 것 같다.

특히 물 없이 야채를 많이 넣고 갈아주었더니 카레자체의 맛이 굉장히 찐했다.

굉장히 쉽고 간단해서 누구든 해볼 만한 요리라고 생각한다.

 

맛있는 카레만 먹을 수 없어 디저트를 준비한다.

 

제일 제일 쉽다지만 제일 제일 맛있다는 티라미수다.

 

재료는 생크림, 마스카르포네 치즈, 설탕, 커피, 카카오파우더, 사르보아르디라고도 불리는 레이디스 핑거 그리고 나는 블루베리까지 준비했다.

 

원래는 계란 노른자를 쓰지만 안 익은 계란노른자를 먹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아 나는 계란 노른자는 과감히 삭제했다.

 

커피와 설탕을 섞어 끓여 달달한 커피시럽을 만들어 미리 식혀놓은 후,

마스카르포네치즈에 설탕을 넣고 잘 저어 풀어놓고 거기에 생크림을 넣어 휘핑하여 준비해 놓고,

블루베리도 잘 씻어서 준비,

 

커피시럽이 식으면 사르보아르디를 넣어 충분히 촉촉하게 적셔 그릇에 깔아주고 미리 섞어서 휘핑해 놓은 마스카르포네크림을 깔고 블루베리를 같이 넣어준다.

 

크림 미장실력을 십분 발휘하여 본다. 그리고 크림이 생각보다 많이 남아 내 나름대로 대충대충 데코도 해본다.

티라미수는 자로 잰듯하게 하면 맛이 없다 대충대충 듬뿍 얹어주어야 제맛이다.

 

그 위에 아끼지 않고 코코아파우더를 충분히 듬뿍듬뿍 뿌려주어야 맛있다.

 

그리고 남은 블루베리를 더 얹어 주면 완성!

 

 

랩으로 잘 덮어 냉장고에 몇 시간 시원~하게 넣어두었다가 더울 때 예쁘게 자르는 게 아니고 숟가락으로 깊게 푹퍼서 떠먹어야 한다.

티라미수를 먹는 시간만큼은 고민거리도 작아지며 요즘 같은 초여름 더위가 사악 사라지며  눅진함과 달콤함이 아 티라미수만큼은 내편이구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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