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코를 여행해 본사람들에게 있어서 가장 기억에 남는 곳은 어디가 있을까?
아무래도 가장 잘 알려진 프라하(Praha), 뗄츠(Telč) 그리고 체스키크룸로프(Český krumlov) 정도 되지 않을까?
프라하에서 기차를 타고 남서방향으로 약 40분 정도 가면 중부보헤미아지방( Středočeský kraj)에 있는 베로운(Beroun)이라는 도시에 위치한 카를슈테인에 갈 수 있다. 프라하에서 너무 멀지도 않고 기차간격도 30분마다 있기 때문에 프라하에 놀러 왔다가 시간이 애매하게 하루이틀이 남거나 많이 알려진 곳이 아닌 곳에 가고 싶은 마음이 있다면 카를슈테인을 추천한다. 프라하에서의 카를슈테인행 기차는 프라하 중앙역인 Praha Hl.n.(hlavní nádraží, 프라하 흘라브늬 나-드라지)에서 출발한다.
카를슈테인을 이미 나는 세 번 가본 적이 있다. 처음방문했을 때의 카를슈테인과 마지막에 방문한 카를슈테인은 차이가 있다. 다소 한산했던 카를슈테인은 점차 시간이 들며 외국인들에게도 알려지며 카를슈테인 입구부터 관광상품 노점들과 스트릿푸드 등으로 즐비해진 모습이었다. 아무래도 프라하에서 가깝고 기차를 타면 정확히 카를슈테인에서 내릴 수 있다는 점에 점차 관광객이 몰리는 이유인 것 같다. 더 많은 관광객으로 북적북적해지기 전에 한번 가보시길 추천드린다.
카를슈테인은 1348년, 보헤미아의 왕이자 신성로마제국을 통치했었던 카렐 4세(Karel IV) 의해 개인거주 및 보물 소장등의 목적으로 지어진 성이다.
아기자기하거나 화려한 맛은 없지만 중세시대의 유럽의 냄새가 풀풀 나는 아마 체코인들이 가장 유명한 체코의 성으로 꼽을만한 곳 중 한 곳이다. 객실투어를 신청하면 성내 객실을 돌아다니며 왕실의 초상화들을 구경할 수 있는데 화려해 보이지 않는 외관에 비해 안은 얼마나 화려한지 굽어보는 동시에 중세시대를 시간여행할 수 있게 된다.
카렐 4세는 체코 역사상 가장 위대한 왕으로 꼽히며, 체코 지폐 100 크라운에 들어가 있는 인물이다. 카를슈테인을 비롯해 카렐대학교(Karlová univerzita)와 카를교(Karlův most)처럼 유명한 건물이나 기념물에 창립자인 카렐 4세의 이름이 들어가 있다.
카를슈테인은 시인인 Jaroslav Vrchlický(야로슬라브 브르흘리쯔키)의 연극의 카를슈테인의 밤(Noc na Karlštejně, 노쯔 나 까를슈떼이녜 ,1884년 5월 28일 발간)으로 연극과 영화의 배경이 되기도 했다.
체코의 성들은 매주 월요일에는 휴무인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카를슈테인은 아홉 시에서 오후 다섯 시 즈음까지 열려있지만 매달 기간에 따라서 오픈시간이 다르니 방문예정이 있다면 카를슈테인 오피셜 웹사이트에서 꼭 시간을 확인해 보길 바란다.
카를슈테인을 방문하고도 아직도 시간이 애매하게 남는다면 카를슈테인과 가까운 곳에 위치한 스바띠 얀 뽀드 스깔로우를 추천해 드린다.
스바띠 얀 뽀드 스깔로우는 (Svatý Jan pod skalou) 문자 그대로 해석하자면 바위 밑의 성(saint) 얀 이라는 뜻이다.
카를슈테인에서 스바띠얀까지의 거리는 걸어서 겨우 8킬로 정도로 매우 가깝다. 버스를 타고 이동하려면 베로운까지 가서 갈아타야 하고 버스가 자주 오지 않으니 차라리 천천히 주변 구경을 하며 걸어가는 것이 낫다. 차로 이동한다면 너무 가깝기에 이곳을 들리지 않고 떠나기에 아쉬울 곳이다.
보헤미아내 카르스트 지형의 가장 큰 암석이 있는 곳으로 이 인상적인 카르스트 바위절벽과 교회와 수도원이 함께 들어오는 뷰가 아름답다.
카르스트지형이란: 석회암 등의 물에 녹기 쉬운 암석으로 구성된 대지가 빗물 등에 의해서 용식되어서 생성된 지형이다.
내가 찍은 사진이 얼마나 바위가 경사지고 독특한지 충분히 보여주지 않아 인터넷에서 찾은 사진을 다시 첨부하기로 한다.
관광객들이 많이 찾지 않는 한산하고 조용한 관광지를 다니다보면 으리으리하고 화려한 아름다운 멋은 없지만 체코의 소박하고 목가적인 풍경에 매료되기 충분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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