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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스키 크룸로프(Český Krumlov)와 흘루보카(Hluboka nad Vltavou)

체코생활

by 아호이호이 2024. 5. 7.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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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남부모라비아 지방에 브르노(Brno)에 산다.

브르노에는 뚜자니(Tuřany) 공항이 있고 마침 아일랜드에서 유학 중이던 내 친구 심슨이 브르노 뚜자니 공항으로 나를 보러 놀러 온 적이 있다. 친구가 체코에 머물 시간은 그리 오래되지 않을 것이고 나는 인텐시브 하게 친구에게 체코의 여러 가지 모습을 최대한 보여줘야 할 의무감이 들었다.

그래서 우리는 남부 모라비아 지역인 브르노에서 비소치나를 거쳐 남부 보헤미아 지역인 체스키 크룸로프까지 차로 여행할 계획을 세웠더랬다.

밑에 지도에 보이는 한 라인안에 중요하게 볼만한 곳 5군데가 집약되어 있기 때문에 차를 가지고 체코를 여행하시거나, 아니면 짧은 시간 안에 많은 여행지를 둘러보시고 싶은 분들께 소개해 드리고자 한다.

우리의 여행 경로 출처 mapy.cz

 

우리의 루트는 체스키 크룸로프 (Český krumlov), 흘루보카 나드 블따보우 (Hluboka nad Vltavou), 체르베나 로따(Červená Lhota), Telč (뗄츠) 그리고 브르노로 돌아오는 방법이다.

포스팅하고자 하는 곳이 4곳이기 때문에 한번에 4곳을 설명해 드리기보다는 둘둘로 나누어 이번 포스트에서는

체스키 크룸로프와 흘루보카만 간략히 소개해 드리고자 한다.

 

체코 하면 떠오르는 빨간 지붕의 뷰로 가장 유명한 체코의 관광도시인 체스키 크룸로프는 참고로 프라하 중앙역에서 그리고 오스트리아 린츠(Linz)에서 기차를 타고 접근할 수 있는 도시이다.

프라하에서 체스키 크룸로프로 가는 기차가 있기는 한데 대부분이 체스케 부뎨요비쩨(České Budějovice)에서 환승을 하거나 환승하지 않는 기차는 적어서 많이 기다려야 할 수도 있으므로 혹 여행 계획을 세울 때는 여유시간을 잡는다거나, 기차 일정 등을 미리 알아보셔야 할 것이다.

기차가 아니라면 레기오젯(regiojet)이나 플릭스(flix)버스도 운행을 하니 이 점도 미리 고려하는 것이 좋다.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체스키 크룸로프

 

가끔 보면 체스키 크룸로프를 '체스키'라고 부르는 분들이 더러 보인다. 하지만 아무리 길더라도 체스키 크룸로프라고 읽어주시는 게 좋을 것 같다. 사실 체스키(český)는 체코의, 보헤미아의 라는 뜻인 형용사이다. 그렇기 때문에 너 체스키 가봤어?라는 말 자체가 성립이 안될 뿐만 아니라 더 문제는 체코 내에 체스키로 시작하는 도시며 지명들이 꽤 많기 때문이다. 그래서 혹여 체코에서 기사아저씨 체스키로 가주세요~라고 했다간 생에 둘도 없는 랜덤 여행을 할 가능성이 크다.

 

체스키 크룸로프의 성

 

체스키 크룸로프 성은 체코에서 두번째로 큰 규모의 성이며 원래는 13세기 고딕양식의 성이었으나 14세기에는 확장, 16세기 로젠버그 왕가의 통치 기간 중 르네상스식의 재건축이 이루어졌으며 이후 2세기에 걸쳐서 바로크양식과 로코코양식이 개조가 이루어졌기 때문에 모든 예술스타일의 집합체라고 볼 수도 있는 곳이다.

하지만 아무리 모르는 사람도 양식이네 뭐네를 다 떠나서 그냥 바라보면 너무 아름답지 않은가?

 

 

객실투어, 바로크극장 및 정원 등 각각의 장소마다 투어가 가능하며 시즌이나 월마다 방문 가능 시간이 다르기 때문에 여행 전 웹사이트를 미리 확인해보시길 바란다. 정원과 탑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월요일에는 휴무이다.

 

체스키 크룸로프는 너무나도 유명한 관광지이기 때문에 이미 체코에 놀러오는 한국사람들은 거의 다 가봤거나 알고 있는 곳일 것이다. 검색창에 검색했을 때 너무나도 이곳에 대한 포스트도 많고 정보가 수없이 많기 때문에 설명은 줄이기로 한다.

 

체스키 크룸로프의 광장

 

체스키 크룸로프가 아주 유명한 관광지가 된 것에 비해서 광장과 마을 구석을 돌아다니다 보면 이 곳의 규모는 생각보다 작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길거리 곳곳 구석구석에 중세유럽의 분위기가 머물러있고 나름의 운치가 있다.

 

우리는 노베 스뽈리라는 캠프장에서 잠을 잔 후 캠프에서 제공했던 배를 타고 블타강변을 래프팅 하였다.

(지금 당장 그 캠프장에서 아직도 래프팅 서비스를 제공하는지는 정확하지 않지만 아직도 하고 있을 가능성은 크다.)

지도 왼쪽 하단 부분에 보이는 캠프장에서 강을 따라 이동하였다. 출처 mapy.cz

 

체스키 크룸로프 내 강을 따라 지도에서 모두 보이지는 않지만 총 5개의 캠프장이 있기 때문에 호텔이 재미없는 사람들은 캠핑을 하는 것도 꽤 신선한 경험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래프팅을 하고 있노라면 사람들이 지나가면서, 다리 위에서 배를 보며 아호이! 하고 인사를 해준다

반대로 체코에서 래프팅 하는 사람들이 지나가면 손을 흔들며 아호이!! 하고 인사를 해보자. 웃으며 기꺼이 손을 흔들어줄 확률이 70퍼센트 이상이라 하겠다.

블타바 강에 패들보트를 타는 사람들 래프팅을 하는 사람들, 수상레져를 즐기는 사람들이 꽤 있다.
나도 친구와 체스키 크룸로프를 둘러싸는 블타바 강에서 래프팅을 하였다.

 

 

체스키 크룸로프 여행을 마치고 우리는 흘루보카로 이동하였다.

체스케 부뎨요비쩨도 아름다운 도시이니 시간이 충분하다면 이곳도 구경하는 것이 좋다.

체스키 크룸로프에서 흘루보카 나드 블따보우까지 거리는 차로 40분 정도이다. 출처 mapy.cz

 

흘루보카 나드 블따보우 (Hluboka nad Vltavou) 를 직역하면 블타바 강 (vltava) 위에 흘루보카 라고 하겠다.

흘루보카 성은 흔하게 우리가 아주 어릴 적부터 통상적이고 아주 전형적으로 상상해 오던 성의 모습이었다.

어린이들의 상상 속에서만 존재할 것 같은 이 성이 밖에서는 단순해 보일 수 있어도 실제로 내부 객실의 모습은 굉장히 화려하니 객실투어를 추천드린다.

 

대표 홀, 개인 아파트, 공원, 탑, 주방이 관광 가능한 루트들이다.

이런 성을 체스키 크룸로프 여행을 끝내고 차로 한 시간도 걸리지 않는 거리인데 거르기가 너무 아깝지 않은가?

아직까지는 크게 외국인들에게 많이 알려지지 않은 상태이니 더 북적이기 전에 가보시길 추천드린다.

흘루보카 성 앞에서

 

성 내부 계단의 모습 수없이 많은 사슴뿔들이 걸려있었다.

 

흘루보카 성은 원래 13세기 중반 체코 왕이 경비용으로 건설한 성이었는데 종종 왕실 재산으로 담보되기도 하여 여러 귀족 가문이 이곳을 소유하기도 하였다. 1561년에는 Hradec에서 중요했던 영주 가문이 구입하여 원래 고딕양식의 성을 구조적으로 르네상스 성으로 개조하기도 하였고 18세기초에는 바로크 형식으로, 나중에 1840~1871년에는 공원과 주변 경관을 수정하는 등 신고딕 양식으로 광범위하게 재건축하기도 하였다

위에서 내려다보는 흘루보카의 공원, 꽃이 핀 시즌에 가면 더 아름다웠을 것인데 아쉽다.
위에서 내려다본 흘루보카의 전경,  블타바 강이 보이고 탁트인 느낌이 든다

 

짧은 구간 안에 갈만한 곳이 빼곡하게 자리 잡은 곳이다 보니 각 사정이 있겠지만, 7박 8일의 5개국 유럽여행코스에 체코를 넣는 것이 참 안타까울 수가 없다. 물론 체코 아닌 다른 나라들도 마찬가지긴 할 것이다.

좀 더 여유를 가지고 그 나라를 여행하고 충분히 흡수하고 느끼는 것은 어떨까 생각이 든다.

다음 포스트에서는 이어서 나머지 체르베나 르호따와 뗄츠에 관한 간략한 소개를 이어나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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