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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메따나(Bedřich Smetana)의 고향 리토미슐(Litomyšl)

체코생활

by 아호이호이 2024. 5. 18.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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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직항을 타고 체코 프라하 루지녜 공항(Ruzyně, 바츨라프 하벨 프라하 공항 Letiště Václava Havla Praha)에 가본 적이 있는가? 루지녜에 착륙을 하고 나면 나오는 음악이 있다.

누구나 들어보면 아! 이 음악! 바로 알수 있는 음악이 있다. 바로 체코의 가장 유명한 작곡가인 베드르지흐 스메따나의 Má Vlast, "나의 조국"의 제2악장 Vltava, 블타바강이다.

 

베드르지흐 스메따나, Bedřich Smetana (출생:1824년 3월 2일, 사망:1884년 5월 12일) 보헤미아 리토미슐 출생으로 낭만주의 시대의 중요한 체코의 작곡가이다.  체코 민족 부흥의 정신, 민족의식에 기반한 그의 작품에 걸쳐 국내 및 다른 세계에서 받은 자극을 바탕으로 독특한 체코 스타일의 음악을 창조하는데 노력했다.

대표작으로는 나의 조국, 리부셰, 팔려간 신부 등이 있다.

 

나의 조국 Má Vlast : 6악장 구성의 교향곡으로 제 1악장 비셰흐라드(vyšehrad), 제2악장 블따바(Vltava), 제3악장 샤르까(Šárka), 제4악장 보헤미아의 목장과 숲 (Z českých luhů a hájů), 제 5악장 따보르(Tábor), 제6악장 블라닉(Blaník)으로 구성되어 있다.

 

(여기서 깜짝 재밌는 체코어 어휘: 베드르지흐 스메따나와는 상관은 없지만 체코에서 Smetana, 스메따나는 생크림을 뜻하기도 한다.)

 

스메따나는 체코 민족주의에 기반한 작곡을 하였고 민족운동의 선두에서 작곡자로 지휘자로 또 평론가로 활동하였기 때문에 체코사람들이 가장 아끼고 사랑하는 인물 중 한 명이다. 이 스메따나가 태어난 스메따나의 고향 리또미슐(Litomyšl)은 체코 빠르두비쩨 지역(Pardubice)에 위치한 도시이다.

Litomysl 리또미슐 스메따나 광장, 스메따나의 동상 Pomnik Bedricha Smetany

역시 스메따나의 도시 리또미슐, 광장의 이름부터 스메따나 광장일뿐만 아니라 광장에 오자마자 스메따나 동상이 눈에 들어온다. 얼마나 체코사람들이, 그리고 이 리또미슐이라는 도시가 얼마나 스메따나를 아끼고 자랑스러워하는지 단번에 알 수 있었다.

 

스메따나 광장부터 그냥 눈에 보이는 것들만 대충 둘러보아도 뭔가 범상치 않은 곳에 왔음을 느낀다.

하나하나 역사 깊어 보이는 그리고 각각의 개성이 도드라진 건물들이 많이 보인다. 장식적인 파사드와 컬러풀한 건물들이 리또미슐 성까지 가는데 눈을 즐겁게 했다.

교육학 학교의 모습 Vyssi odborna skola pedagogicka a Stredni pedagogicka skola

 

그냥 지나칠 수 없이 장식적이고 화려한 건물들이 눈을 사로잡는다. 색도 천편일률적이지 않고 참 알록달록 사탕 같다.

 

이렇게 오래된 건물들이 일렬로 서서 각양각색의 색상과 독특한 스타일로 뽐내고 있는 것을 보노라면 유럽에 재개발이 없는 것이 참 다행이고 감사하다. 건물이 문제가 있으면 문제가 있는 부분을 개조하거나 보수를 하는 수준이지 우리나라처럼 낡았다고 다 밀어버리고 재개발을 하지는 않는다.

체코사람들도 물론 편리하고 실용적인 이유로 새로 짓는 깨끗하고 현대적인 스타일의 건물을 좋아하기도 한다. 하지만 가문으로부터 물려받은 역사가 깃든 오래된 집을 자랑스러워하며 최대한 보존하려고 하는 모습. 내가 유럽에서 부러워하는 것 중 한 가지가 바로 이것이다.

건물 뒤 구석구석까지 벽화로 장식이 되어있다.

 

스메따나 광장을 걷다 보면 다양하고 특이한 타운하우스들 중에서도 눈에 띄는, 특히 이곳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이곳의 이름은 우 리띠르주 U Rytířů 라고 불리는데 이 이름은 체코의 소설가 알로이스 이라섹 Alois Jirásek의 소설에서 따온 이름이다. 체코 르네상스 건축의 보물 중 하나이며 1540년에서 1546년 사이 블라줵 Blažek이라는 석공에 의해 만들어졌다.

우 리띠르주 U Rytířů

 

내가 찍은 사진이 흐릿하게 잘 찍히지 않아 밑에 인터넷에서 찾은 사진을 다시 첨부하도록 한다.

우 리띠르주 U Rytířů의 장식, 출처 litomysl.cz/turista#pamatky-architektura
우 리띠르주 U Rytířů의 내부, 출처 litomysl.cz/turista#pamatky-architektura

 

우 리띠르주의 내부는 나무로 된 르네상스 격자 천장과 창문과 창문 사이에 장식되어 있는 화려한 기둥이 특징이며 이 건물은 19세기와 20세기의 귀중한 미술품들을 보관, 전시하는 리또미슐 시립갤러리로 쓰인다.

 

스메따나 광장을 빠져나와 걷다 보니 교회가 눈에 들어온다

이 교회는 리또미슐에 있는 7개의 교회중 하나인 성 승천 교회 Kostel Povýšení sv. Kříže (꼬스뗄 뽀비쉐늬 스바떼 끄르지줴) 이며 수많은 르네상스와 바로크 및 재건축을 거친 곳이다. 사진에는 교회의 뒷편인 십자가가 있는 곳만 있는데,

앞쪽에 아름다운 정원을 통과하면 이 십자가에 도달할 수 있게 되어있다.

Kostel Povýšení sv. Kříže

 

리또미슐 성으로 가는 길에 보이는 Na Máchadle (나 마하들레)

여기는 무엇을 하는 곳일까? (정답은 조금 밑에.. )

 

빨래터다.

하지만 현재 실제로 이곳을 아직도 빨래터로 사용하지는 않는다.

나 마하들레 Na Máchadle

 

나 마하들레 뒤편으로 희끗희끗 리또미슐 성이 보인다.

 

드디어 짠!! 여기가 리또미슐 성 (Zámek Litomyšl) 이다.

 

1999년에 유네스코에 등재된 이 성은 16세기에 만들어진 르네상스 양식으로 안뜰에는 이탈리아식의 아케이드 그리고 벽장식인 스그라피토 Sgraffito가 인상적인 곳이다. 성의 외관에는 무려 8000개가 넘는 스그라피토가 있다.

성 외관에 장식된 스그라피토 디테일

 

Sgraffito는 벽 장식 기법으로, 대비되는 석고 층을 표면에 적용하여 일부를 긁어내어 이미지나 질감 등을 만드는 것을 말한다. 벽 뿐만 아니라 도자기 장식에서도 활용되는 기법이다.

성 외관에 저 모든 패턴과 이미지가 스그라피토라는 점이 놀랍다.

 

리또미슐 성은 비대칭으로 된 4개의 날개가 있는 3층 건물로 안뜰으로는 2층으로 된 이탈리아 스타일의 아케이드가 이어져 있는데 이것이 이 리또미슐 성의 독특한 특징이며 이 아케이드는 이탈리아에서 시작하였지만 체코땅에서 발전된 건물의 예이기도 하며, 훌륭하고 완벽하게 보존이 잘된 아케이드 성의 예이기 때문에 가치가 매우 높다.

안뜰에서 보는 이탈리아식 아케이드

 

리또미슐 바깥에서 보는 패턴의 스그라피토와는 다르게 안뜰에서는 거대한 그림이 빽빽하게 스그라피토 되어있는 것이 몹시 인상 깊고 아름다웠다.

 

1714년부터 1725년에 지어진 바로크스타일의 피아리스트 교회가 있는 리또미슐 성 언덕에는 2011년부터 2015년까지 유럽자금 도움으로 12개의 공간을 수리하였다고 한다. 그래서 그 이후 성 경내에서 스메따나의 출생지와 수리된 마구간 양조장을 구경할 수도 있다.

Piarist 교회

 

 

 

아침 매우 이른 시간부터 리또미슐 구경을 한다고 새벽같이 일어나 쿠비와 차를 타고 열심히 달려왔다. 물론 운전은 쿠비가 하고 나는 도착 전까지 옆에서 잠만 잤지만 성을 다 돌아보고 나니 5월의 햇살과 따뜻함에 나른하고 피곤함이 몰려왔다.

정원에 해를 피해 앉아서 성을 바라보며 피로를 달랜다.

날씨는 따뜻하며 덥지 않고 바람은 불어 시원하다.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가지들과 작은 풀꽃들까지 풍경과 어우러져 그때의 기억과 감상이 공감각적으로 남는다.

언젠간 꼭 다시 가고싶은 그런 곳이다.

 

 

*체코여행 추천 시기

리또미슐은 계절을 가리지 않고 언제든 아름다운 곳이다. 그러나 나의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왠만하면 체코여행은 5월을 강력 추천하고 싶다. 일단 아직 덥지 않아 활동하기 좋고 날씨가 좋으며 낮이 비교적 짧은 겨울보다는 낮이 길며 유명 건축물 등의 주요 관광지가 열려있다. 그리고 6월부터 점차적으로 체코 휴가철이 시작되기 때문에 6월부터는 휴가때문에 가게나 식당들이 휴업을 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각 계절마다 나름의 장단점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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